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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환 교수님의 한글 교육 안내 (4) - 기본음절표의 가치에 대해서(역사적 측면) (2013년 10월 19일 입력)

한글
작성자
Naksnec
작성일
2020-07-25 14:11
조회
5101
기본음절표란 모음 10개와 자음14개의 결합을 통해 140개의 음절 조합을 보여주는 표이다.

한글 교육에서 매우 중요한 도구가 된다.

 

이 기본음절표는 언제부터, 누가 만들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훈민정음 해례에서부터 기본음절표의 원리가 나온다.

(기본음절표가 아니라 기본음절표를 만드는 원리가 나온다는 말이다.)

훈민정음 해례라는 책에는 기본음절표와 같은 구성 원리를 설명하면서

글자 사용법에 대한 안내를 담았다.

이것은 창제에 참여한 사람들이 한글을 가르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설명한 것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창제에 참여한 사람들은 창제 이후 백성들에게 훈민정음을 효과적으로 보급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 글자를 조합하는 원리, 글자를 사용하는 원리 등을 자세히 기록했는데

그 안에 기본음절표의 원리가 매우 길게, 자세하게 나타난다.

 

훈몽자회는 현재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형태의 한글 교육서라고 할 수 있다.

훈몽자회에는 최초의 기본음절표가 등장한다.

(학문적으로는 훈민정음 해례와 훈몽자회 사이 약 80년간 기본음절표가 여러 가지 형태로 사용되다가

최세진에 의해 정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1527년에 이 책을 쓴 최세진은 중국어 번역관으로 벼슬을 지낸, 당대 언어학의 대가였다.

이 사람이 훈민정음을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였다.

(나중에 다시 설명하겠지만,  '기역', '니은' 등의 자음 명칭도 이 책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후 수백 년 동안 기본음절표는 한글 교육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중국이나 일본에 가서 한글을 가르치는 사신이나 학자들도 이 기본음절표를 통해 한글을 가르쳐왔다.

 

세종 시대 세계 최고의 언어학적 지식과 연구를 토대로 개발한 훈민정음.

그 책을 설명한 해례에 제시한 기본음절표의 원리.

그로부터 80년 후 당대 언어학자이며 통역관이었던 최세진에 의해 정리된 기본음절표

그리고 수백 년 동안 국내외에서 한글 교육의 도구로 사용한 기본음절표

 

이 기본음절표가 최근 십 수년 동안 통글자(통문자)라는 이상한 것에 의해 외면당하고 있다.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누구를 위해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통문자 학습법이

수백 년 한글 연구와 교육의 결정체를 밀어내고 있다.

 

몇 년전에 교수님께서  이응백 선생님의 <기본음절표에 대해서>라는 논문을 읽어 보라고 주셨습니다.

결국에는 자모의 결합을 알아야지 한글학습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사용 단위는 음절이기 때문에 음절식 방법이 한글학습의 중심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본음절표가 사용되어야 합니다.

이응백 선생님은 논문에서 기본음절표가 한글창제만큼이나 위대한 것이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기본음절표는 교실이나 집 벽에 그냥 붙여두는 장식품(?)이 아니라

꼭 한글학습에서 사용되어야 할 글자 조합의 원리와 사용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